지난 한 세기 전후 질서의 확립과 유지에 한 축을 담당해 온 대서양 동맹(NATO)은 러・우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아래에서 동맹의 정체성, 구조, 기능의 층위 전반에 걸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NATO에 내재해 온 부담, 의존, 신뢰의 균열을 보다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동시에 동맹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구상은 ‘NATO 3.0’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NATO 3.0은 단순한 부담분담 압박을 넘어 유럽에 대한 정치적 압박과 미국의 전력태세 조정, 그리고 지휘구조의 재편까지 맞물린 동맹 재조정의 성격을 지닌다. 유럽의 방위책임 확대라는 거시적 방향에는 미국과 유럽 회원국 간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미국의 전력 감축과 유럽의 전력 증강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력태세 조정의 속도와 방식에서는 양측 간 인식 차이가 존재하며, 이에 대한 세부적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맹 역학의 변화 속에서 유럽은 ‘동맹 관리’와 ‘전략적 자율성’ 사이의 균형을 위한 전략적 헤징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방위 기여를 유지하면서 자체 방위역량과 정치적・군사적 책임의 점진적 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NATO의 집단방위체제를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유럽의 방위축(European Pillar)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본고는 NATO 3.0을 중심으로 현재 대서양 동맹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화의 양상을 다층적으로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미국과 유럽의 동맹 인식과 접근의 차이를 짚어본다. 동맹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약화된 상황에서 부상한 NATO 3.0에 대한 유럽의 대응과 그 한계를 살펴보고, 동맹의 재조정 과정에서 유럽이 취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과 향후 대서양 동맹의 모습을 전망한다. 또한, 대서양 동맹의 변화와 이에 대응한 유럽의 전략적 선택이 한국에 갖는 함의를 살펴본다. 나아가, 변화하는 유럽의 안보 환경 속에서 한-유럽 및 한-NATO 협력의 방향과 주안점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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