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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정책브리프 2026-02] 전쟁은 군대만의 일이 아니다: 스웨덴 총력방위체제가 한국에 던지는 질문

등록일 2026-01-30 조회수 132 저자 이정규

전쟁은 군대만의 일이 아니다: 스웨덴 총력방위체제가 한국에 던지는 질문

 

이정규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핵심요약

 

 

■ 문제제기

❍ 스웨덴은 1812년 비인 체제 이래 200년 이상 ‘비동맹 중립 정책(“전시 중립을 위한 평시 비동맹”)’을 안보 정책의 근간으로 유지해 온 나라임. 

 - 비동맹 중립에 입각하여 국가방위를 군사 동맹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위기에 대처해야 했기 때문에 위기 시 단시간 내에 국가 전체가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는 대비 체제가 필요하였고, 

   사회 전체가 동원되는 총력방위체제를 제도화하였음. 

 - 스웨덴의 총력방위체제는 “전쟁은 군대만의 일이 아니라 국가 전체가 수행하는 과업”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함.

 

■ 총력방위체제의 목표: 전시 국가 운영의 연속성과 사회 필수기능의 지속성

❍ 총력방위체제는 군사 방위와 민방위로 구성되며, 전시 국가 운영의 연속성과 사회 필수기능의 지속성을 중심 목표로 설정함. 

 - 전시가 되면 군과 민간의 구분이 사라지고 하나의 체계로 통합 작동함. 

 - 전시에는 “군은 싸우고 사회는 버틴다”라는 원칙과 “국가는 붕괴하지 않은 채 싸운다”라는 목표 아래 국민 각 개인은 수동적 보호 대상이 아니라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전쟁 수행에 기여함.

 - 총력방위는 전쟁이 나면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평시부터 대비 체제를 상시 유지함.

❍ 총력방위체제의 근간인 ‘총력방위의무’(군복무, 민간복무, 일반 공공 복무)는 개인에게 군사적 임무만이 아니라 사회 필수기능 수행이라는 전시 역할을 부여함. 

 - 스웨덴의 동원체제는 전통적 의미의 ‘징병 동원’과 함께, 전시에도 사회가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능 동원’으로 구성됨.  

 - 총력방위에서 전쟁은 물리적 충돌에만 한정되지 않음. 허위정보, 선전, 외국의 악의적 정보 영향과 같은 “인지·정보 공간 위협”은 사회적 불신과 분열을 유발해 전시 동원과 지속 저항을 

   약화시킬 수 있음. 

 - 스웨덴은 이를 총력방위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며 심리방위청을 설립하는 등 ‘심리방위(psychological defence)’를 강조함. 

❍ 이러한 총력방위체제는 1990년대 탈냉전이 시작되면서 축소되었지만,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안보 환경이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다시 복원되기 시작하였음. 

 - 더욱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유럽 안보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함에 따라 잠재적 위협이 실제화됨으로써, 스웨덴은 전통적 중립국 이상의 대응체계를 갖출 필요성이 커졌음. 

 - 스웨덴은 오랜 전통의 중립 정책을 포기하고 2024년 집단 안보 체제인 나토에 가입하였으며, 총력방위체제를 본격적으로 재정비하고 강화하였음.

❍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나토의 상호 방위 보장, 능력 요구, 동맹 책임이 스웨덴 내부 방위체제 개혁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는 동인이 되고 있고, 총력방위 예산의 대폭적인 증강과 군사⋅민간 

   역량을 동시적으로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음. 

 - 또한 스웨덴의 총력방위 역량이 나토 전략과 연계되면서 스웨덴은 단순 방어국이 아니라 중요한 동맹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 

 - 사이버⋅정보전⋅인프라 회복력 강화 등 비군사적 위협 대응 역량이 총력방위의 핵심축이 되었음.

 

■ 총력방위체제의 구조적 한계와 비용

❍ 다만 스웨덴의 총력방위체제는 구조적 한계와 상당한 비용이 수반됨. 

 - 구조적 한계 : ① 모든 것을 준비할 수는 없기 때문에 “두루 준비하되 어느 것도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하는” 위험성, ② 국민적 합의가 약화되면 체제의 실효성은 급격히 하락한다는 점,

   ③ 버티는 힘은 강하지만 결정적 전환점을 만드는 힘은 제한된다는 한계를 갖고 있음. 

 - 비용 : ① 이중 인프라 구축, 비축, 훈련 등 국방비 이외의 ‘사회 전체비용’ 즉 “보이지 않는 국방비”, ② 징병제⋅예비군 체제로 인한 젊은 층 및 기업의 기회비용 ③ 전쟁이 없어도 매년

   지출되는 ‘준비 상태 유지’의 지속 비용과 ④ 평시 자유의 제한, 안보 피로감 같은 정치⋅사회적 비용이 상존함. 

 

■ 한반도 안보에 주는 시사점

❍ 한반도는 스웨덴과 달리 분단 상황 속에서 고도의 군사적 긴장이 상시화되어 있고, 군사력 중심의 억제력(deterrence)에 주로 의존해 왔음. 

❍ 스웨덴의 총력방위체제는 한국이 안보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사회적 회복력(resilience)을 강화하는데 여러 측면에서 참고할 만한 시사점을 제공함. 

 - 주요 시사점은 ① 민군 통합적 안보 패러다임의 필요성 ② ‘사회적 회복력(Resilience)’의 제도화 ③ 예비군 및 민방위 인력의 실질적 재정비 ④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한 대응력 강화 

   ⑤ 국민 참여형 안보 문화의 정착 ⑥ 안보의 지속가능성: ‘총력방위’와 ‘경제 안보’의 결합 ⑦ 남북관계 및 평화 프로세스에의 함의 등임. 

❍ 다만 스웨덴의 총력방위체제를 우리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음. 

 - ① 안보 환경의 근본적 차이(상시적⋅고강도 위협구도, 수도권 초집중의 취약성) ② 사회⋅동원 측면의 제약(징병제 피로 누적, 민간 전문인력 동원의 현실성) ③ 정치제도적 제약(권한 집중에

   대한 민주적 저항, 단임 정부 구조와 정책의 지속성) ④ 군사 구조적 제약(연합방위체제와 충돌, 기동전 중심의 군 구조) ⑤ 경제 재정적 제약(이미 높은 국방비, 고도화된 경제 구조의 취약성) 등임. 

 

■ 정책 제언

❍ 따라서 스웨덴식 총력방위체제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회피하여 부분 적용하는 보완식 제도 도입이 바람직함.

 - 현실적 해법은 “동맹 + 선택적 총력방위 + 민간 회복탄력성 강화”임. 

 - 즉 군사 방위는 동맹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민방위는 사이버⋅정보⋅에너지⋅의료 분야 중심으로 선택적 총력방위체제를 도입하고, 국민 동원은 의무 확대가 아니라 역할을 명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  

 - 민간의 “핵심 기능 지속” 능력만 선택적으로 끌어올리는 부분 총력방위(selective total defense) 방향으로 나가야 함.   

❍ 한반도의 특수한 안보 환경 속에서도, 군사력 중심의 억제력과 함께 사회적 회복력, 민군 통합, 국민 참여, 산업 안보의 결합이 이루어진다면 훨씬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인 방위태세를 구축할 수 있음.

 - 스웨덴의 총력방위모델은 “전쟁을 막기 위한 평화의 방위체제”로서, 한국 안보 정책의 장기적 패러다임 전환에 실질적인 영감을 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