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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정책 2022-특집호-제3호] 2022년 남북관계 전망

등록일 2021-12-24 조회수 1,433 저자 최은주

2022년 남북관계 전망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ej0717@sejong.org

 

 

2021년의 남북관계는 2019년부터 시작된 교착상태가 유지되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남북 간에 두절되었던 통신선이 복구되었다가 다시 끊어진 후 회복되는 등 교착국면을 강화시키거나 완화시킬 수 있는 상황들이 지속되었지만 한반도 정세를 전환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2022년의 남북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흐를 지를 전망하기 위해 2021년 남북관계를 평가하고 향후 남북관계를 전망하는데 고려해야 할 요인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2021, 대화 재개를 둘러싼 남북 간의 이견(異見) 지속

 

2021111,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하여 상생과 협력을 통해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후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였으며, 9월에 열린 제76차 유연총회 기조연설에서는 한반도 종전선언 구상을 재차 밝혔다. 뒤이어 10월에는 교황청을 방문하여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단독 면담에서 2018년에 이어 다시 한 번 교황의 방북을 공식 제안하였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문제해결 3원칙에 입각하여 남북대화 및 협력체계를 복원하기 위해 사회문화 분야와 경제협력력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고,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개별관광과 작은교역 등의 추진을 제시하였다.

 

한편 북한은 남북관계의 개선 가능성을 피력하면서도 선결조건으로 이중기준과 대북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1월 북한은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를 개최하여 향후 북한의 대내외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남한 측의 태도 여하에 따라 달라진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은 새로운 출발점에 설 수 있다고 밝혀 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동시에 강대강, 선대선대응과 자위력 강화 차원에서의 국방력을 강화할 계획도 함께 밝혔다. 6월에 열린 조선노동당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는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대화뿐만 아니라 대결에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이후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에서 10월 초에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할 것임을 밝히고 104일부터 재개되었다. 이후 1011일에 열린 국방발전전람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북한의 주적은 남한이나 미국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라고 언급하면서 북한이 주권을 행사하는데 침해하지 않는다면 한반도에서 긴장을 유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종전선언과 관련하여 남북은 200710.4 남북공동선언에서 최초로 남북이 합의하였고 20184.27 판문점 선언에서도 2018년 내에 선언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201810월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을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를 통해 신뢰를 구축해 나가기보다는 선()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굳이 종전선언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9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애서의 시정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에 앞서 상호 존중의 보장 및 편견과 불공정한 이중적 태도와 적대시 관점의 철회가 일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코로나-19와 북한의 2021

 

북한은 조선노동당 8차 대회를 통해 김정은 시대의 정치노선으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정식화하였다. 경제부문에서는 2016년부터 시작하였던 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서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점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정비·보강전략으로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경제발전의 토대를 구축하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임을 밝혔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최대 장애물로 모든 부문과 단위들에서의 단위특수화와 본위주의를 지적하면서 이를 배격하고 내각을 중심으로 경제를 운영하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대외경제와 관련해서는 대외경제의 확대발전을 강조했던 7차 당대회 때와 달리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이미 수립한 금강산관광지구 총개발계획을 계획 기간 동안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을 언급하였다.

 

북한은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조건 속에서 대외무역은 최소화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경제발전5개년 계획을 수행하는 첫 해에 성과를 내기 위해 경제사업에 집중하였다. 2020년에 자연재해로 타격을 받았던 농업부문을 우선 강조하면서 평양시의 주택 1만호 건설을 2021년의 주요 당면 과제로 내세웠다. 올해에도 김정은 총비서는 현지지도보다는 주로 회의를 통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지시하였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2021년에 김정은 총비서는 4월과 8월에 평양의 보통강 강안다락식 주택건설구를, 11월에 삼지연시를 현지지도한 것으로 나타나 2020년의 7차례에 비해 감소하였다. 그러나 작년에도 재해피해지역을 제외하면 순천린비료공장, 평양종합병원, 광천닭공장 등 주요 건설 대상을 방문하였고 올해 또한 현재 북한이 집중하고 있는 주요 건설 대상들을 중심으로 현지지도가 이루어졌다. 이와 함께 올해에는 1220일 현재까지 당대회를 포함하여 총 15차례의 당·정 회의를 개최하여 방역문제와 경제문제 등을 논의하였는데, 이와 같은 회의체를 활용하여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을 공개하는 모습은 2020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12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정치국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당 차원에서 집중했던 농업부문과 건설부문에 대해서는 성과가 발생하였고 다른 부문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자평하면서 12월 하순에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소집한다고 발표하였다. 올해에는 북한이 작년과 같은 자연재해를 겪지 않았다는 점과 3, 4월 비료 등 농업관련 필수 품목 등을 수입하는 등 농업 부문의 여건이 작년보다 나아져서 작년보다는 곡물 생산량이 증가하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올해 안에 삼지연시 3단계 공사가 완공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북한은 이를 올해의 최대 성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에는 식량상태가 긴장되고 있다고 밝히고, 인민생활 안정을 위한 방침이 담긴 특별명령서에 발령하여 당면한 경제 상황에서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였다. 하반기에는 인민소비품의 생산을 늘리는데 필요한 원료와 자재를 우선 보장하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고 재자원화법에 근거한 사업을 더욱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중수입이 급감하면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중간재 및 원자재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점이 경공업 부문으로 파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 동안 국산화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수입 대체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못한 이상, 수입 제한은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2022년의 남북관계 전망

 

2022년의 남북관계와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요소로 먼저 코로나-19의 상황을 들 수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변종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되면서 다시 대응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에 WHO에서는 2022년에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북한은 올해 수입물자소독법을 채택하고 의주에 방역시설을 건설하는 등 북중무역을 재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하였으나 현재까지 남포 등을 통한 해상 무역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육상을 통한 교역은 여전히 매우 제한적으로만 진행되고 있다. 대북제재와 더불어 코로나-19 상황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북한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충격은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북한이 처한 경제와 방역의 딜레마 상황은 쉽게 극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한국의 정치 일정이다. 한국은 202239일에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 그 결과에 따라 대북정책의 기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종전선언과 인도주의적 사업을 추진하는 등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현 정부의 노력은 임기 마지막까지 이루어지겠지만,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접어들면 그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전 정부의 대북 정책을 평가하고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등의 사전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남북관계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로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이다. 전술하였듯이 북한은 이중잣대와 대북적대시정책 철회를 선결과제로 요구하고 있고 8차 당대회에서도 보건 및 경제 협력과 같은 비본질적 문제보다는 근본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그리고 9월 김정은 총비서의 시정연설에서는 남북관계에 대해 남한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에서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을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밝혀 기존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장기화되는 교착국면을 타개하고 한국과 미국의 협상을 개시하기 위해 북한이 고강도의 군사적 행동을 선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2018년 경제건설을 위한 총력 집중 노선을 채택하면서 경제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2018년 이후 북한은 핵실험이나 ICBM 발사 시험에 대한 모라토리엄 선언을 지키고 있으며 올해 실시된 신형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에도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참관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북한은 2019년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대북제재의 장기화를 상정하고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면서도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적 환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인정하였고, 이후에도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를 유발할 수준의 군사적 행동보다는 대내정책을 추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만큼 인공위성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제8차 당대회에서 군사 정찰 위성의 설계를 완성하였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군사 정찰위성을 운용하여 정차정보 수집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미 평화적 우주개발 정책을 발표하였고 2020년 북한의 김성 유엔대사는 평화적 목적의 우주 개발 활동마저 국제 평화의 위협으로 매도한다고 비판하였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우주개발법을 채택하고 우주개발국을 설치하는 등 법과 제도를 정비하였고 2016년부터 매년 우주과학기술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북한은 필요에 따라 인공위성 시험 발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 주지하듯 국제사회는 인공위성 기술은 ICBM과 위성 발사의 핵심 기술과 원리가 동일하기 때문에 북한의 우주개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 북한은 12월 하순으로 예정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있다. 북한이 밝힌 소집 목적에 따르면,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 해를 평가하고 2022년 사업 계획을 결정할 것이다. 최근 북한이 견지해 온 입장을 유지한다면 결국 한국 정부에게 공을 넘긴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할만한 제안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한미 간에 종전선언에 담길 내용에 대한 조율이 이루어지고 이 제안에 북한이 호응한다면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 시간은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2022년의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현 정부가 마지막까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