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와정책 2023-12월호 제62호] 샌프란시스코 APEC 미·중 정상회담 평가와 국제질서

등록일 2023-12-01 조회수 1,449

샌프란시스코 APEC ·중 정상회담 평가와 국제질서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hyunik@sejong.org

 

금년 2월 중국 정찰풍선의 미 영토 출현과 미국의 격추, 그리고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일정 취소로 다시 전략적 경쟁을 심화시켜왔다. 그런 양국이 지난 1115일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 계기로 1년만에 별도의 양자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상대적인 국력 위축을 감지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국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하여 우방과 동맹을 규합하고 앞세워 중국의 부상을 통제하면서 자국 경제도 살리는 실리적인 전략을 취해왔다. 그런데 잘 관찰해보니 최근 중국 경제가 겪고 있는 곤경이 일시적인게 아니라 인구문제나 권위주의 체제의 한계 등 구조적인 근본문제로 보였다. 따라서 이제는 중국에게 쉽게 추월당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오히려 중국 경제의 경착륙 등 위험관리에 나설 필요를 느끼게 됐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미·중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했다.

 

시진핑 주석으로서도 부동산 위기, 청년실업률 급증, 내수 위축에 더해 외국인 직접투자의 급격한 감소 등 복합적인 경제위기와 사회적 불안 등 다면적인 위기를 극복하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적절히 타협할 필요가 있었다. 이처럼 양국 지도부는 다양한 이유로 G2인 상대국과의 정상회담이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경쟁이 갈등이나 충돌로 악화하지 않도록 다방면의 소통 채널을 설치하여 양국 관계를 어느 정도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일정 기간 휴전하자고 타협했지만, 이는 문제의 근원적 해결과는 거리가 멀고 결국 양국 간 패권 안정과 자유로운 발전권 확보 간 전략적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내부의 국내 상황도 안정적인 미·중 관계를 보장하기 어렵다. 중국 경제의 향방이나 시진핑 정권의 안정성이 양안관계와 미·중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미국 대선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미국 내에 만연된 반중 기류 속에서 대선 후보들의 중국 때리기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도 불안한 요인이다.

 

정부는 미국과 중국이 진심으로 추구하는 정책목표를 냉철하게 파악하고 양국의 정책과 양국 관계의 중장기적인 구조를 이해하며 전략적 경쟁의 여파를 사안별로 예의 주시해 신속하고 명철하게 관리하는 등 한국의 국익 극대화를 목표로 삼는 실용외교를 지혜롭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국방과 첨단기술 경쟁력 분야에서 자강을 지향하고 명분 상으로는 민주, 인권, 규범 중시 지향성을 유지해 국가정체성은 지키되 전방위적인 국제연대를 구축해 가는 한편 한미동맹을 대외전략의 주축으로 삼고 발전시키며 미·중 전략경쟁에서 파급되는 위험을 관리하면서 중국과도 상호 존중하는 호혜적인 전략적 동반자로서의 우호관계를 유지해 가야 할 것이다.

 

* 전문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