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승절 80주년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새 시대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 |
전략적 안정(Strategic Stability)에 대한 미-러, 미-중 갈등과 정책적 시사점 |
2025년 5월 26일 |
-
전성훈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 dr.cheon@sejong.org
-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새 시대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미국이 세력을 규합하여 전개하는 적대적 정책과 중·러 관계 분열 시도를 이중 봉쇄(double containment)로 규정하고 긴밀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1)
공동성명은 특히 NATO가 아태지역으로 동진하고 역내 국가들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계해서 세력을 규합함으로써, 지역의 평화, 안정 및 번영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확장억지를 구실로 중·러를 겨냥하여 핵무기를 배치하는 핵공유(nuclear sharing) 체제, 지상발사 중거리미사일 배치, 지구적 영공방어 시스템 구축이 전략적 안정(strategic stability)을 해친다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전략적 안정이란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이 진행한 핵무기 감축협상의 토대가 되었던 군사전략적 개념을 말한다. 전략무기는 통상 미·소 양국이 상대방 본토를 타격해서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무기를 칭한다. 기본적으로 상대방 본토로 도달이 가능한 장거리 운반수단에 수백 킬로톤에서 메가톤급 핵탄두를 탑재해야 전략무기로 분류할 수 있다. 쌍방이 상대의 선제 핵공격을 받은 후에 잔여 핵전력으로 공격측을 괴멸시킬 수 있는 소위, 2차 공격력(second-strike capability)를 갖춰서 상대의 공격을 예방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하는 경우 전략적 안정이 달성되었다고 평가한다.
미국의 경우 소련과 러시아에 대한 전략적 안정은 전략무기의 “3축”(Triad)라고 하는 3대 무기체계에 의해 유지되어 왔다: ①사거리 5,500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②잠수함 발사 미사일, ③장거리폭격기, 현재 러시아와 중국이 나름대로 3축 체계를 갖추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ICBM은 없고 주로 잠수함에 의존하는 체제이며, 해·공군력이 약한 북한은 ICBM 능력만 갖추고 있다(화성-18형과 화성-19형).2) 인도와 이스라엘도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장거리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3)
두 정상은 상기 공동성명의 군사안보 분야의 하위문서로 “세계 전략적 안정에 관한 공동성명”(이하, 전략적 안정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핵무력의 균형을 바탕으로 유지되는 세계적 차원의 전략적 안정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글에서는 러·중이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을 전략적 안정을 해치는 원인 제공자로 지목하며 제기한 문제를 주요 항목별로 살펴보고, 한국의 안보정책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
전략적 안정에 관한 공동성명은 미국이 전략적 차원에서 절대 안보를 추구한다는 점을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미국이 핵보유 및 비핵 동맹과 규합하고 각종 기술적·군사적 능력을 동원해서 중·러의 억지력의 효력과 신뢰성을 약화시키려고 하며, 이를 통해,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여 중·러의 전략무기 공격 위협에서 벗어남으로써, 결과적으로 절대 안보를 달성하고자 한다는 우려이다. 공동성명은 미국의 이러한 시도가 전략적 안정을 유지하는 근간을 흔들고 안보에 있어서 동등성과 불가분의 원칙(principle of equal and indivisible security)에5)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행위는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훼손하고 군비경쟁을 야기하며 핵보유국간 충돌 가능성을 높일 뿐만아니라 군사 분야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하고 군축 노력에 장애를 조성한다고 주장했다.
중·러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한 아래의 우려 사항들이 근본적으로 미국이 절대 안보를 추구하며 양국을 압박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았다. -
공동성명은 일부 핵보유국(미국을 지칭)이 동맹과 연대를 통해 다른 핵보유국(중·러를 지칭)의 국경선 가까이 세력을 확장하고 군사적 교두보를 설치해서 군사력 투사, 강압 및 적대적 행위를 자행함으로써 중·러의 핵심 안보이익을 훼손하는 것이 가장 급박한 전략적 위험(the most pressing strategic risks)이라고 규정했다. 같은 맥락에서, 전략적 임무 특히, 상대방에 대한 지도부 참수와 선제적 무장해제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첨단 공격 및 방어 무기체계와 군사시설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심각한 우려(serious concern)를 자아낸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이 중·러의 다양한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지상발사 중거리 및 단거리 미사일을 다른 국가의 영토에 배치하는 행위를 특별한 우려사항(particular concern)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4월 11일 미국의 제1 다영역 특임부대가 필리핀과의 연합훈련(Salaknib 24)의 일환으로 필리핀 북부 지역(Northern Luzon)에 중거리 능력(Mid-Range Capability: MRC)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했다. MRC 시스템은 SM-6(Standard Missile 6)와 TLAM(Tomahawk Land Attack Missile)로 구성된다. 6) 중국은 필리핀에 배치된 중거리미사일의 철수를 요구해왔으며 최근 발간한 국가안보백서(새 시대 중국의 국가안보,China’s National Security in the New Era)에서 중거리미사일배치를 지정학 갈등을 부추기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7)
또한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 비핵국이 종심정밀타격(deep precision strikes), 킬체인(kill chains), 대응공격능력(counterstrike capabilities)이란 이름하에 상대방에 대한 직접 타격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안정과 세계안보를 해친다고 비판했다. -
공동성명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사일방어구상인 “골든 아이언돔”이 중·러의 모든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하기 위한 무제한의 지구적, 다층적, 다영역(unconstrained, global, deeply layered and multi-domain) 미사일방어체계라고 규정하고, 전략적 안정성을 크게 해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골든 아이언돔이 전략적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원칙인 “전략공격무기와 전략방어무기 사이에 존재하는 불가분의 상호관계”를 전면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양국 정상은 골든 아이언돔이 우주에 미사일요격시스템을 배치하는 등 우주에서의 군사작전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우주의 군사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우주에서의 무력충돌과 우주의 전장화 시도에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양국이 마련한 “우주에서의 무기 배치와 우주물체에 대한 공격 금지에 관한 조약(The Russian-Chinese draft of the Treaty on the Prevention of the Placement of Weapons in Outer Space and of the Threat or Use of Force Against Outer Space Objects)” 초안을 가능한 빨리 국제조약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아울러 양측은 우주에 무기체계를 배치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 공동성명은 미국이 주도하는 핵공유(nuclear sharing)와 확장핵억제(extended nuclear deterrence) 체제가 중·러의 안보에 위협을 야기하는 가장 두드러진 도발적 행동(a provocative action that stands out)이라고 보았다. 구체적으로, 동맹국 군사기지를 사용하고 이중용도(dual use) 능력을 갖춘 플랫폼을 비핵국에 이전하는 등 비핵 동맹국과의 통합작전 과정에서 핵무기를 동맹국 영토에 전진 배치하거나 운용하는 행위가 지역 및 세계적 차원의 군비증강을 유발하고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주장이다.
- 양국 정상은 전략적 안정을 해치는 상기 조치에 반대하며 2022년 1월 3일 5개 핵보유국이 핵전쟁과 군비경쟁을 금지하자며 발표한 공동성명의 약속을 재확인하면서 미국을 포함한 다른 핵보유국들도 공동성명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5대 핵보유국인 미·러·중·영·불은 이 공동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약속한 바 있다: 8) ① 핵전쟁은 승리할 수 없고 싸워서도 안된다, ② 핵은 침략을 억지하며 전쟁을 방지하는 방어적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③ 핵의 추가적인 확산을 막아야 한다, ④ 핵비확산, 군축 및 군비통제에 관한 양자 및 다자 조약과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 ⑤ 핵의 우발적 혹은 비인가된 사용을 예방하기 위한 내부 통제를 강화한다.
-
핵시대의 전략적 안정 훼손이 미칠 안보적 파장
냉전시기 미국과 소련은 핵전쟁을 예방하고 과도한 군비경쟁을 피하면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련의 핵군축조약을 체결했다. 그 효시가 전략무기제한협정 I(Strategic Arms Limitation Treaty I: SALT I)인데, 1972년 5월 26일 모스크바에서 체결되고 같은 해 10월 3일 발효되었다. SALT I은 미국과 소련이 핵능력 면에서 전략적 균형(strategic parity)을 달성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최초의 조약이다.
SALT I은 완전한 핵폐기가 불가능한 현실을 인정하고 핵군축을 통해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하에, 핵시대의 군비통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전략 개념을 제시했다. 미·소가 자국의 방어능력을 규제하여 전략적 취약성(strategic vulnerability)을 높임으로써 상대방의 공격능력 강화 동기를 약화시키다는 것이다. 양측이 각각 전략적 취약성을 높임으로써, 쌍방간의 상호 전략적 취약성(mutual strategic vulnerability)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양측이 과도한 공격무기 개발을 자제하게 된다는 논리다. 즉 나의 방패를 약화시켜서 상대의 창을 규제하고 쌍방의 이런 노력을 통해 안정과 평화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 맞게, SALT I은 두 가지 문건으로 구성되었다: ➀쌍방의 영공방어 능력을 규제하는 탄도미사일요격체계 제한조약(Anti-Ballistic Missile Treaty: ABM Treaty), ➁공격무기 보유 숫자를 제한하는 전략공격무기에 관한 잠정협정(Interim Agreement on Offensive Strategic Arms Treaty).
상호 전략적 취약성의 유지는 냉전 이후 미·러 관계를 규율하는 기본원칙이다. 1980년대 후반 레이건 대통령이 전략방어구상(Strategic Defense Initiative: SDI)이라는 이름으로 완벽한 영공방어망을 구축하려 하자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강력하게 반대했다. SDI 개발을 연구 차원에 국한해야 한다는 고르바초프의 요구를 레이건이 거부함으로써, 두 정상은 핵무기 완전 폐기라는 큰 틀의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0일 우주공간과 첨단기술을 활용해 본토를 지키는 미사일방어망 골든 돔(Golden Dome)을 자신의 임기 중에 실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9) 중·러가 전략적 안정에 관한 공동성명에서 미국의 절대안보 추구 및 골든 아이언돔 구축을 우려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영공방어 능력 확충이 핵시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토대인 전략적 안정을 해친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트럼프의 골든 돔 구상에는 다음과 같은 동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①본토 방어 의지 구현, ②중·러의 군비증강을 유발하여 경제적 손실 유도, ③중·러와의 다자 군축을 위한 사전 포석, ④트럼프의 롤 모델인 레이건의 꿈을 실현. 강대국간 안보질서의 토대이자 공감대인 전략적 안정이 훼손된다는 것은 한국의 대외 안보 환경이 그만큼 나빠진다는 것을 뜻한다. 미·러, 미·중 대결이 격화되는 경우 그 불똥이 한반도로 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는 향후 전개될 미·러·중 3국의 전략적 안정을 둘러싼 갈등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전략자산 전개에 대한 중·러의 반발과 위기 가능성
공동성명은 중·러 인근에 중거리미사일을 고정 배치하거나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행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필리핀에 배치된 중거리미사일이 핵이 아닌 재래식이기 때문에 중·러의 반발이 그다지 크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의 전략자산은 핵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핵저지 명목으로 한반도 인근에 전개하는 것에 대해 앞으로 양국의 반대가 거세질 것이다.
핵시대 초기에 핵전쟁으로 비화할 뻔한 쿠바 미사일 위기는 소련이 중거리핵미사일(SS-4, SS-5) 수십 기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쿠바에 배치해서 발생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핵강국이 적대국의 핵자산이 자국에 근접하는 것을 얼마나 큰 위협으로 간주하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다. 앞으로 아시아 지역에 미국의 핵탑재 중거리미사일이 배치되거나 한반도에 전략자산의 과도하고 노골적인 전개가 지속되는 경우 아시아판 쿠바 미사일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된다.10) 북핵 대응을 명분으로 한 전략자산 전개의 득실을 면밀하게 재검토해야 할 때이다.
우주의 비무장화에 대한 중·러의 확고한 입장
공동성명은 우주의 비무장화에 대한 양국의 확고한 입장을 보여줬다. 양국이 마련한 우주에서의 무기 배치와 공격 금지에 관한 조약(초안)의 핵심은 우주에 어떠한 형태의 무기도 배치해선 안되고 위성 등 우주공간의 물체를 공격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 조약이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우주공간의 무장화를 금지하는 조약이 있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조약의 의미가 퇴색했기 때문이다.
1967년 1월 27일 체결된 우주공간에 관한 조약(Outer Space Treaty)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규정한다: ①우주에 대량살상무기 배치 금지, ②우주를 평화적 목적에만 사용, ③군사기지, 군사시설물, 요새의 구축 금지, ④무기실험과 군사훈련 금지. 남극조약과 더불어 특정 지역에서의 군비경쟁을 막고 비무장화를 목표로 한 조약인데, 기술 발달로 인해 사실상 효력이 없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레이건의 SDI 프로젝트처럼, 인공위성 요격무기(Anti-Satellite Weapons), 우주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레이저 무기, 지상의 위성교란체계 공격용 우주무기 등 우주의 군사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미국은 2019년 12월 20일 우주군을 창설했다.
우리나라는 우주공간에 관한 조약의 회원국으로 우주의 비무장화에 솔선수범해왔으며, 동시에 공군작전사령부 예하에 공군우주작전전대가 방어적 목적의 우주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골든 돔에 한국의 참여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사드 사태에서 보듯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국가안보 증진, 중·러와의 긴장 고조 자제, 우주의 평화적 이용 등의 원칙을 기반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전술핵 재배치와 핵공유에 대한 중·러의 반대 가능성
양국이 공동성명에서 미국 핵자산의 동맹국 배치와 핵공유 협정 체결에 대한 비판 입장을 드러낸 만큼, 앞으로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경우 양국의 반대가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미 양국은 중·러의 반발을 극복할 수 있는 명분과 설득 논리를 제시해야 한다.
전술핵을 능력과 운용 교리 차원으로 구분해 볼 때, 능력 면에서는 중·러의 반대를 무마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이 운용하는 전술핵 자산은 F-35 전술기에 탑재하는 B61-12 전술핵탄두 한 종류뿐이다. 사거리와 파괴력 면에서 전술핵은 중·러 본토 공격용 전략 임무가 아니라 대북 억지용에 국지 임무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다만 핵교리 차원에서는 정교한 대책과 설득 논리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미국과 전술핵 자산을 공유하더라도 한반도 전구 차원에서 전술핵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관한 자체적인 핵 독트린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야만, 명실상부하게 핵시대에 걸맞는 대북억지력을 갖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군비통제 가능성과 북미협상에 미치는 파장
공동성명에서 구체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중·러 정상이 군비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미국이 주요 군비통제 조약에서 탈퇴한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1기는 러시아의 위반을 구실로 중거리핵미사일폐기조약(INF)에서 2019년 8월 2일 공식 탈퇴했고, 영공개방조약(Open Skies Treaty)에서는 2020년 11월 22일 탈퇴했다. 핵심적인 핵군축조약으로서 2021년 만료되는 New START의 연장에도 무관심했다. 이 조약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5년 연장을 제안하고 러시아가 수용하면서 내년까지 유효한 상태다.
중·러가 핵군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앞으로 예상되는 북미 핵협상을 촉진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적어도 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접근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고, 오히려 북한의 안보우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의 비핵화 외교를 실패로 규정하고 북한과의 제한적인 핵군축 또는 스몰딜 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미국민들에게 자신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미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켰다고 선전하려 할 것이다.
반면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든과의 차별화 심리’에 편승해서 핵무력 특히 장거리 핵능력의 일부 제한을 받아들이는 대신, 정치·경제·군사·외교적으로 최대한 보상을 챙기려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북한은 미국과의 핵군축협상을 동북아 역내의 다른 핵보유국인 중국과 러시아까지 참여하는 3자 또는 4자 간의 핵군축회담으로 격상시키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동북아 안보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들어가며
1) “China, Russia issue joint statement on further deepening 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 of coordination for a new era,” CGTN, May 8, 2025, https://news.cgtn.com/news/2025-05-08/Xi-Putin-sign-joint-statement-on-further-deepening-China-Russia-ties-1Dd9CjSlppS/p.html
2) 미국 DIA의 미사일위협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했으며 현재 보유한 ICBM은 10기 이내이지만 2035년까지 50기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美 "북한, 현재 ICBM 10기 보유…2035년까지 50기로 늘 수 있어," 연합뉴스, 2025년 5월 14일.
3) 인도는 Agni-V (5,200km 이상)와 Agnio-VI(8,000~10,000km), 이스라엘은 Jericho-3(4,800~6,500km)을 보유하고 있다. Worldwide Ballistic Missile Inventories, Arms Control Association, August 2023.
4) Joint Statement by the Russian Federation and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on Global Strategic Stability, May 8, 2025, http://en.kremlin.ru/supplement/6310
| “전략적 절대 안보”(Strategic Absolute Security) 추구
5) 적대 당사국과의 관계에서 안보의 일체성을 강조하는 개념으로서 쌍방의 안보가 똑같이 중요하고 서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동맹 확장
6) "US Army’s Mid-Range Capability makes its first deployment in the Philippines for Salaknib 24," U.S. Army Pacific, April 15, 2024.
7) Leilani Chavez, "US Typhon missile system in Philippines is a subtle headache for China," Defense News, May 14, 2025.
| “골든 아이언돔”(Golden Iron Dome)과 우주의 군사화
| 핵보유국과 비핵국간 핵공유 문제
| 군비통제의 필요성 강조
8) Joint Statement of the Leaders of the Five Nuclear-Weapon States On Preventing Nuclear War and Avoiding Arms Races, January 3, 2022, https://assets.publishing.service.gov.uk/media/
| 정책적 시사점과 고려사항
9) “트럼프, ‘우주기반 MD 골든 돔 재임 중에 가동... 레이건 과업 완수,” 연합뉴스, 2025년 5월 21일.
10) 전성훈, “비핵화시대 종언, 핵시대 개막,” 2025년 제1차 세종특별정책포럼, 2025년 4월 16일.
※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