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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커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구상을 위한 잠재적 로드맵으로서의 AUKUS 역사 맥락 및 전개과정

등록일 2026-01-16 조회수 215 저자 피터 워드

AUKUS는 미국·영국·호주 간에 이루어지는 주목할 만한, 그리고 매우 이례적인 협력체제이다. 이는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추진 (원자로) 기술 이전, 미국 버지니아급 잠수함 2~5척의 호주 해군 이전, 호주와 영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해당 잠수함 운용을 위한 호주 잠수함 승조원 교육·훈련, 그리고 정기적 순환배치의 일환으로 서호주에 미국 해군 핵 추진 잠수함을 전개하는 조치를 포함한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구상을 위한 잠재적 로드맵으로서의 AUKUS 역사 맥락 및 전개과정
2026년 1월 16일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pward89@sejong.org
       AUKUS는 미국·영국·호주 간에 이루어지는 주목할 만한, 그리고 매우 이례적인 협력체제이다. 이는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추진 (원자로) 기술 이전, 미국 버지니아급 잠수함 2~5척의 호주 해군 이전, 호주와 영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해당 잠수함 운용을 위한 호주 잠수함 승조원 교육·훈련, 그리고 정기적 순환배치의 일환으로 서호주에 미국 해군 핵 추진 잠수함을 전개하는 조치를 포함한다.

      이러한 구상은 특이한 역사적 조건의 결합 속에서 등장하였다. 한국은 역사적·제도적으로 영국과 호주와는 매우 다른 위치에 있다. 영국은 1950년대 후반부터 미국 기술을 활용해 핵 추진 잠수함을 처음 개발했으며, 호주는 1940년대부터 파이브 아이즈 (Five Eyes) 정보공유 네트워크 하에서 미국의 긴밀한 동맹국으로 자리해 왔다. 영국과 호주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미국의 군사행동을 뒷받침해 왔다는 점에서 동맹 관계의 범위와 성격 또한 세계적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존재의 상당 기간 동안 북한이 제기하는 실존적 위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지원에 의존해 왔다. 한국은 베트남전 참전 등을 통해 아시아에서 공산주의 확산을 저지하는 데 기여했지만, 군사력과 정보수집 역량은 북한 위협에 초점을 맞춰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세계 최상위권 경제국으로 성장했으며, 미국의 국가방위에 있어 글로벌 파트너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방산 산업기반의 재건을 지원하기 위한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MASGA)’ 구상과 함께, 한반도 방위를 넘어 동맹의 공동 방위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과 같은 역량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영국과 호주 사례에서 미국이 핵잠수함 추진 분야를 지원해 온 선례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 한국은 기존 선례를 참고해, 영국과 호주가 잠수함 분야는 물론 방위 협력 전반에서 미국과의 기술·방산 산업 동맹을 심화시키며 거둔 성과를 부분적으로 모방하거나 성공 요인을 벤치마킹하는 접근을 모색할 수 있다.
    | 역사적 맥락
    특수한 영미관계

      영미관계는 1820년 파리 조약이래 우호적이었으며, 제2차 대전 이후 특수한 관계(Special Relation)로 일반적으로 불리기 시작되었다. 실제 2차 대전 중에서 맨해튼 프로젝트에 관여함으로써 영국은 미국의 핵무장에도 기여했다.

      양국 간 깊은 개인적·전문적 인적 네트워크는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지는 협력 관계 구축에 결정적이었다 (맨해튼 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80년 이상에 해당한다). 1949~1982년 미국 해군 원자로 책임자였던 하이먼 리코버 제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2년간 영국 주재 해군무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초기부터 영·미 핵 추진 협력을 지지하였다. 그는 영·미가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며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보았고, 이러한 인식은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구상과도 맞닿아 있었다. 물론 그는 초기에는 영국에 대한 핵 추진 기술 이전에 반대했으나, 일단 협력이 합의된 이후에는 그 이행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1958년 미·영 상호방위협정(MDA)은 영·미 관계의 중대 분수령이 되었으며, 핵 추진 기술 이전을 예고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양국 정부 간 관계뿐 아니라 방산 조달 영역에서도 사실상 준공동 조달 시장(quasi-common procurement market)이 형성되었다.

      협정에 따라 핵 추진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미·영 합동작업반(JOWOG)이 구성되었고, BAE Systems와 롤스로이스(Rolls-Royce) 등 영국 방산업체는 영국 잠수함 건조의 핵심 기업일 뿐 아니라 미국 방산시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롤스로이스는 1950년대 이래 축적한 원자로 설계·제작의 핵심 역량을 유지해 왔으며, 현재는 이를 민수 SMR 개발에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역량은 미국 기술을 활용해 축적된 측면이 크며, 현재 건조 중인 드레드노트급 잠수함에 탑재될 PWR3 추진체계 역시 미국 설계를 기반으로 영국 원자로 기술을 접목해 개발된 체계로 평가된다.

      또한 롤스로이스 PWR는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하고, 연료를 미국이 공급하고 있어 추가적인 의존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영국 정부는 HEU 연료 생산시설 재구축을 검토 중이며, MDA 하에서 이른바 ‘물물교환(barter)’ 방식으로 영국이 플루토늄을 제공하고 미국으로부터 삼중수소와 HEU를 공급받는 형태의 농축 서비스를 받아왔다. 이러한 교환관계는 1984년 MDA 개정을 통해 공식화되었다.

      마지막으로 2024년 MDA 개정은 핵 추진 관련 기술 협력의 법적 기반을 한층 강화하였다. 그간 10년마다 필요했던 협정 갱신 규정(제5조)은 삭제되어 자동 연장 체계로 전환되었다. 또한 2014년 MDA 개정으로 핵 추진 기관과 관련 물자의 이전을 상시적으로 허용한 조치를 재확인하였다. 여기에는 핵 추진 기관(plant) 자체뿐 아니라 교체용 노심(replacement core)·연료 요소(fuel element) 등 부품, 그리고 기관의 설계·제조·운용에 필요한 정보가 포함된다. 아울러 2024년 개정은 영국이 이러한 기술과 정보를 미국에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추가로 마련하였다.

    미호관계의 정교한 발전 및 AUKUS의 맥락

      미국과 호주는 1951년 ANZUS(미·호·뉴) 조약 체결 이래 긴밀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 호주는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도 미군이 자국 내에 배치되는 등 미국의 지역 군사전략과 작전의 후방 기반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있으며, 이러한 역사적 축적은 이후 양국 간 군사협력과 동맹 운영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져 왔다.

      호주는 영국제 E급 잠수함을 운용하기 시작했으며, 1969년까지는 영국 해군이 호주에 잠수함 전대를 직접 운용하였다. 1960년대 중반 이후 호주는 영국으로부터 도입한 디젤 추진 오베론급 잠수함을 운용하였고, 최종적으로 6척을 도입해 2000년까지 사용하였다.

      오베론급은 영국 조선소에서 건조·정비되었으며, 포클랜드 전쟁 당시 영국의 공급망이 왕립해군에 집중되면서 호주 잠수함 전력에 위기가 발생하였다. 호주는 설계 지원과 예비 부품을 영국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유지비가 많이 소요되었고, 영국이 자국 오베론급을 퇴역시키자 호주는 자체 역량을 구축할 수밖에 없었다.

      오베론급의 후속으로 선택된 콜린스급 역시 디젤 추진 기반의 외국 설계 잠수함이었으나, 호주 입장에서의 중요한 차이는 호주 국내에서 조립·건조되었다는 점에 있었다. 영국이 1967년 ‘싱가포르 동쪽’에서 군사력을 철수한 이후, 호주는 군사·경제 양 측면에서 ‘주권 역량(sovereign capabilities)’ 확보 필요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졌고, 콜린스급 사업은 이러한 맥락에서 추진되었다.

      이러한 불안의 배경은 두 가지였다. 첫째, 잠수함 전력의 유지·정비와 운용을 외부 행위자에 의존하는 구조는 신뢰성 측면에서 본질적 불확실성을 수반하였다. 둘째, 해상무역 의존도가 높은 호주는 해양 강압(maritime coercion)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강했으며, 잠수함은 이러한 취약성을 완화하고 국가안보를 보호하는 핵심 수단으로 간주 되었다.

      콜린스급 전투체계 업그레이드(RCS)는 2007년 시작되었으며, 호주는 미국의 승인하에 미국 버지니아급·로스앤젤레스급·오하이오급·컬럼비아급·시울프급에 사용되는 AN/BYG-1 잠수함 전투체계를 도입하였다. 이 체계는 대잠전(ASW), 대수상전(ASuW), 타격, 정보·감시·정찰(ISR) 등 다양한 임무 수행 능력을 제공하였다. 이는 AUKUS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의 장기적인 호주 안보 공약과 호주 해군에 대한 지원을 보여주는 기술 지원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2003년 이후 미국과 호주는 Mark 48 중어뢰에 대해서도 협력해 왔다.

      AUKUS는 프랑스와 추진하던 어택급(Attack-class) 잠수함 사업에서 비용 초과, 보안 문제, 일정 지연 등의 요인도 작용했으나, 기본적으로는 미·호 협력을 통해 대중 견제를 강화하고 특히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을 통해 호주의 해양 억제력과 원해 전력 투사 능력을 제고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호주는 미국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요한 해양 축으로 부상했으며, 이는 특히 바이든 행정부 시기부터 두드러졌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것은 미국 해군 전력에서 버지니아급 공격형 원자력잠수함(SSN) 전력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포함해 적지 않은 위험을 수반한다. 그럼에도 이는 호주 해군이 인도·태평양, 특히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양 팽창을 견제하는 별도의 축으로 기능하도록 함으로써 전략적 효과를 갖는다. 결과적으로 베이징의 의사결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이는 오히려 분쟁 억제와 충돌 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
    | AUKUS의 전략적 논리와 제도적 지원
       AUKUS는 호주에 차세대 핵 추진 공격잠수함(SSN)을 위한 핵추진 기술 이전을 허용하고, 최대 3척의 미국 버지니아급 SSN을 제공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또한 2027년부터 미국 잠수함이 순환 배치되는 서호주 스털링(Stirling)의 ‘Submarine Rotational Force–West’ 창설과, 스털링에서의 버지니아급 정비를 규정하였다. 미국은 2023년부터 호주 잠수함 승조원을 훈련시키며, 향후 버지니아급 승조원으로 운용될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한편, 2012~2013년 미국은 영국·호주와의 방산무역협력조약(DTCT)을 비준해 수출통제 절차를 간소화했으나, AUKUS를 본격 이행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의회 입법이 필요하였다. 2024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2024)은 호주에 대한 버지니아급 2척 판매를 승인하였고, AUKUS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감독·책임성(oversight and accountability) 체계 구축 조항도 포함하였다. 또한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예외 대상이 아닌 기술에 대해서도 신속 승인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협력의 제도적 병목을 완화하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와 관련해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하원의원 영 김(Young Kim)은 2024년 NDAA에서 마련된 절차를 한층 더 간소화하기 위한 ‘AUKUS ARMOR 법안(H.R.4233)’을 발의하였다. 이 법안은 하원을 통과했으며 현재 상원 심의 중이다. 법안은 NDAA에 규정된 일부 의회 통보 요건을 완화하는 한편, AUKUS 목표와의 정합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외 기술 목록(Excluded Technology List)’을 매년 재검토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외 기술 목록은 ITAR 예외 적용 대상이 아닌 기술의 목록이다.

      AUKUS 하에서 건조될 핵잠은 영국과 호주 양국에서 생산되지만, 설계와 주요 하도급업체 상당수는 비(非)호주 기업이라는 구조적 특징을 가진다. 다만 관련 역량과 기술을 궁극적으로 호주 통제 아래 두겠다는 방침이 병행되고 있다. BAE Systems는 영국(이자 미국) 방산기업으로 SSN 설계 총괄을 맡고, 호주의 국영 잠수함 건조사 ASC와 파트너십을 구성하였다. 전투체계는 BAE Systems, Raytheon Australia, General Dynamics Mission Systems, Thales가 공동으로 구축하며, 추진체계는 미국 국방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영국 주요 방산업체 롤스로이스 서브마린즈(Rolls-Royce Submarines)가 담당한다.
    | 시사점 및 정책제언
       영국과 호주는 문화·사회적으로 한국보다 훨씬 이른 시기부터 미국과 깊이 얽힌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이러한 역사적 연원은 단순 비교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영국은 두 나라 모두의 식민 종주국이었다는 역사적 특수성도 존재하며, 앵글로스피어 국가들 간 언어·문화·사회적 연대는 한국이 그대로 모방하거나 재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AUKUS 합의의 성사와 영국이 미국과 오랫동안 핵 분야에서 유지해 온 협력 관계를 고려할 때,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질문은 왜 다른 앵글로스피어(Anglosphere) 국가들, 특히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정보동맹의 나머지 두 회원국인 캐나다와 뉴질랜드가 포함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캐나다는 1980년대 후반 영국으로부터(미국의 승인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핵 추진 기술 도입을 잠시 타진한 바 있으나, 냉전 종식 이후 핵잠수함 도입 구상을 보류하기로 결정하였다.

      반면 뉴질랜드는 이러한 역량을 추구한 적이 없으며, 1980년대 핵 능력 보유 미군 함정의 입항 금지와 그에 따른 정보공유 갈등 등으로 인해 워싱턴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더 복잡하고 긴장된 측면이 있다.

      AUKUS 및 그 이전부터의 협력 사례는 한국에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영국과 호주는 수십 년에 걸쳐 대외 안보 목표를 워싱턴과 긴밀히 정렬시켜 왔고, 최근에는 대(對)중국 전략에서 그 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영국은 미국 방산 부문에서 가장 비밀리에 관리되는 핵 추진 기술을 장기간 안전하게 보호해 온 신뢰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미·호 3국은 방산 부문에서 높은 수준의 통합을 이루고 있다. BAE Systems, Rolls-Royce 등 주요 영국 방산업체는 미국 시장에 깊이 진출해 있고 그 역(逆)도 성립한다. 특히 미국이 영국·호주와 체결한 방산무역협력조약(DTCT)은 수많은 수출통제 절차를 면제·간소화해 주는 제도적 장치로서, 두 동맹에 대한 깊은 신뢰와 무장 의지를 구조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한국이 영국·호주를 벤치마킹하려면 자국 방산업을 단순히 국내 고용·생산을 위한 수단으로만 볼 수 없으며, 동맹 네트워크 속에서 미국과의 산업·기술 연계를 심화시키는 전략적 자산으로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그동안 다른 미국 동맹과 마찬가지로 미국 무기 도입을 통해 동일 체계 사용(상호운용성)을 확대하고, 국내 방산 부문을 육성하는 방식으로 동맹을 공고화해 왔다. 이제는 이러한 국내 방산 부문을 미국 시장과 직접 연계하는 단계로 이행할 시점에 와 있다.

      한국은 1990년대부터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해 왔으며, 미국이 핵연료 제공을 거부해 온 점이 핵심적인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따라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관련 구상에 대해 승인 의사를 표명한 것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의 발언을 종합하면, 이는 주로 미국 조선산업에 대한 한국의 투자 확대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한·미가 공동으로, 그리고 일부는 미국 내 기반을 포함하는 형태의 방산 협력을 설계·확대하는 것은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프로그램을 진전시키는 중요한 경로가 된다. 동시에 이러한 협력은 해당 프로그램의 역할 분담(division of labour)을 둘러싼 협의에서 한국의 협상력을 제고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 방산기업은 미국 조선·잠수함 시장 및 기타 방위산업 분야에 보다 본격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 자회사 설립 등을 추진하되 미 국방부(DoD)와의 긴밀한 협의를 병행해야 한다. 동시에 미국 내 연구개발(R&D) 투자와 전문 인력풀 형성을 통해 미국 현지에 기반을 둔 기술·인력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한·미 방산기업 및 그 미국 내 자회사 간 협력 틀을 넘어서, 미 의회와 국방부를 포괄하는 법적·상업적 틀 속에서 대서양과 태평양을 아우르는 분업 구조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방산무역협력조약(DTCT)은 향후 한국과 미국 간 협상을 위한 하나의 원형(prototype)으로 볼 수 있으며, 양국 관계의 진화와 심화를 제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국방수권법(NDAA) 절차에서 확인되듯 이 과정에서 미 의회의 역할은 상당하며, 이는 한·미 동맹의 새롭고 중요한 영역을 구축·운용하기 위해서는 행정부 차원의 협의에 그치지 않는 포괄적(holistic) 접근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미국 내에서만 방산 활동의 범위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한국은 미국·영국 방산기업의 국내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국내 방산조달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대신, 영국·미국·호주 방산시장 내에서 한국 기업과의 공동 개발·공동생산 등 협력을 확대하고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기회를 늘리는 ‘상호주의 기반의 교환 조건’을 모색할 수 있다.



※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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