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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통일 30년: 구동독 지역의 경제 발전과 통일한국에의 시사점
2021-02-15 조회수 : 6,372 양운철

 

  통일 직후 경제가 거의 몰락했던 구동독 지역은 연방정부의 지원으로 급속한 성장을 달성했다. 1993년 동독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12%를 달성했지만, 서독 지역은 2.4%를 기록했다. 서독 지역의 막대한 재정이 동독 경제의 회복을 위해 투입되었다. 2005년 유럽연합이 출범하면서 전체 독일경제는 수출성장에 힘입어 성장세로 돌아섰다. 이후 Hartz 개혁안 등 노동시장의 개혁도 시행되면서, 독일경제는 통일 초기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동서독의 소득격차도 감소했다. 그러나 동독 지역의 노동 생산성이 서독 지역보다 낮아 동서독 지역의 경제 격차는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베를린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독 지역에서의 노동 생산성이 서독 대비 크게 낮은 이유는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해온 후유증, 부족한 인적자본, 인구 감소, 경쟁력 있는 기업 부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연방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재정이 사회보장이나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 점도 동서독 경제 격차의 한 원인이다.

   낙후된 동독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연방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동독의 특정 지역을 집중 발전지역으로 선정하여 투자와 기술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이 정책은 ‘beacon region’으로 불리기도 하는 Leipzig와 같은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동독 지역의 많은 기업이 중점 도시를 통해 더욱 강력한 연결 고리를 구축하여 더욱 현지화된 가치 사슬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GDP 대비 R&D 지출은 대폭 증가하였고, 이는 산업경쟁력 강화로 실현되었다.

   구동독 지역이 2000년대 중반부터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다른 이유로는 지역 내 기업의 수출증가를 들 수 있다. EU가 출범하면서 경쟁력 있는 독일 상품은 유로존 내에서 유로화로 수출하게 되어, 무역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 조정 없이 큰 이익을 얻게 되었다. 동독의 수출증가율은 서독의 2003년 수준과 유사하며 2010년대에 들어서는 매년 약 25%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고, 상품 생산의 수출증가율은 약 36%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동독 지역 내에서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도시나 주의 생산성은 상대적으로 증가하였다. 동독 지역이 수출 중시 정책을 계속 시행한다면 경제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으로 동서독이 분단되었던 시절보다 남북한의 소득격차가 크기 때문에 남북한 통일의 충격은 독일 사례보다 클 수밖에 없다. 남북한의 인구 비율도 독일보다 크기 때문에 통일시 소요되는 1인당 비용도 독일 경우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연구는 실제 구동독 지역에서 젊은 계층은 경제외적인 이유로도 서독으로 이주했지만, 중장년층 이상은 동독 내에서의 이동과 취업으로 소득이 증가한 사례가 많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통일 후 북한지역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북한지역 내에서 이동을 통해 소득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북한에 합당한 산업구조를 선별하는 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과거 한국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수입대체산업에서 수출주도형으로 전환하여,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압축성장을 통한 발전전략이 성공한 사례도 참조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