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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논평 No. 2018-42] 아베 수상의 3선 달성과 일본정치 향방
2018년09월21일  금요일
조회수 : 872
이면우

아베 수상의 3선 달성과 일본정치 향방

 

이면우(세종연구소)

 

 

일본 아베 수상이 920일에 진행된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예상대로 승리하여 역대 최장수 수상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총재선거의 공시를 전후해서 일본의 거의 모든 매체가 현 아베 수상의 압승을 예상했기에 선거결과 자체가 놀랍지는 않지만, 흥미로운 점이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 이번 총재선거는 선거에 입후보한 현직인 아베 수상이나 이시바 전 간사장 모두를 공히 승자라고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오묘한 결과다.
 

자민당 총재선거의 표수는 총 810표로, 국회의원 405표와 당원 및 당우에 의한 405표로 구성되어 있다. 아베 수상은 이 가운데 총 553(의원 329, 당원·당우 224)를 얻어 3선 달성을 실현했고, 수상직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아베 수상의 이번 득표 결과를 보면, 의원 81.2%, 당원·당우 55.3%, 그리하여 이 둘을 합산해 전체 68.3%의 득표율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이는 소위 ‘55년 체제출범 이후 첫 3선 도전에서 말 그대로 압승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근접한 것이기에 아베 수상으로서도 만족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 수상이 선거결과 발표 이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7할 가까운 득표를 얻었다면서 큰 승리를 강조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렇게 과시할 수 있는 정도의 승리를 거두었다고 하겠다.
 

반면에 또 다른 후보였던 이시바 전 간사장은 총 254(의원 73, 당원·당우 181)를 획득했다. 의원표의 18.0%와 당원표의 44.7%로 전체의 31.4%라는 성적이다. 의원표 열세를 당원표로 역전시키는 반전을 노렸던 이시바 후보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였다고 하겠다. 특히 당원표에서 이시바 후보가 거둔 44.7%는 지난 2012년에 그가 얻었던 것에 비해서는 크게 감소한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승을 목표로 했던 아베 총리 진영이 전개한 다양한 압박, 그리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선거예측이 아베 총리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이시바 후보가 과연 200표를 넘을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시바 전 간사장이 거둔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아베 수상에 대한 불만에 의해 지방표(당원표)반란이 있었다거나 차기 총재선거에서 이시바 후보의 입지가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측면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재선거는 아베 수상의 대승으로 요약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향후 그의 정책추진에 도움이 될 강력한 리더십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아베 수상은 이번에 확보한 강력한 리더십 기반을 가지고 향후 3년 동안 어떤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 아베 수상은 위에서 언급한 기자회견에서 ‘7할 가까운 득표를 부각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라는 힘찬 격려를 받았다면서, ‘전 세대 사회보장’, ‘전후 일본외교의 총결산’, 그리고 헌법개정의 실현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사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제이고, 따라서 강력한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선 헌법개정 문제만 보더라도 자민당 내의 의견통합, 연립 공명당과의 의견 조율, 그리고 국회 처리와 국민투표 통과라는 여러 높은 허들이 놓여있는 것이다. 자민당 내에서의 의견통합이란 첫째 허들은 비록 당내 이견이 있더라도 지난 3월에 제시된 자민당 개정안이 있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볼 수 있지만, 공명당과의 의견조율이나 국회 처리 및 국민투표 회부·통과 등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진통과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국회 처리와 관련해 20197월에 예정된 참의원 통상선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지방표의 반란을 고려할 때, 자민당의 패배 또는 의석 감소를 예상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참의원 내 2/3 의석 점유가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진행된다면 일본 정치는 다시금 소위 말하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암흑에 빠질 수가 있다.

러시아와의 영토문제 해결, 북한과의 납치자 문제 및 국교정상화 해결 등 오랜 숙제를 안고 있는 전후 일본외교의 총결산이란 과제도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최근 푸틴 대통령의 전제조건 없는 평화조약 체결제안이 일본을 당황하게 만든 경우에서 보듯이, 러시아와의 북방4도 문제는 아베 수상이 그동안 기울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결까지는 여전히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일 현안인 납치자 문제나 비핵화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본이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전후 일본의 외교를 총결산하는데 있어서 주요 과제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이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을 이유로 일본이 기존에 대북 강경노선을 견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북한을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협의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특히 일반적으로 마무리를 생각하는 리더는 역사에 남을 업적을 어떻게 쌓을지 고려하는 측면이 강한데, 강력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마지막 3년의 일정을 짜고 있는 아베 수상이 이와 같이 언급한다는 것으로 볼 때, 일본과 북한 사이의 국교정상화 실현 및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대일 투 트랙(two-track)’ 정책을 추구하는 현 문재인 정부로서는 아베 수상과 일본 정부가 이러한 건설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일 간 신뢰와 협력의 관계를 새롭게 구축함으로써 대북정책 및 동북아 정책의 주요 근간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치·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