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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논평 No. 2018-14] 남북합의문 발표에 대한 중국의 시각
2018년03월08일  목요일
조회수 : 5,704
정재흥

-논평- 

남북합의문 발표에 대한 중국의 시각

 

 

 

세종연구소

정재흥

 

 

그동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이끄는 대북 특사단 방북 이후 4월말 3차 정상회담 합의, 남북정상간 핫라인(hot line) 설치, 비핵화 문제 논의가능, 추가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이라는 남북합의문을 이끌어내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밝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매우 긍정적인 대화 조건 마련과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번 남북 합의문 발표 이후 즉각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 명의로 "이번 한국 특별사절단의 방북이 긍정적인 결과를 거둔 사실을 확인했으며 중국은 이를 적극 환영한다면서 남북관계 개선 및 관련국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포함한 모든 한반도 문제의 조속한 논의를 바라며 남북이 달성한 공동 인식을 현실화하고 화해와 협력의 한반도 분위기 조성"을 촉구하였다. 중국의 관영매체들도 일제히 성공적인 남북 합의문을 발판으로 북미 대화 재개 및 미국의 입장변화를 촉구하였다. 중국의 대표적 기관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진전을 적극 환영한다면서도 동시에 북핵문제를 바라보는 한미, 북미간 견해차이 및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가 북한의 입장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착각 등을 극복해야 된다고 밝혔으며 신화사(新華社)도 북핵문제 해결은 하나의 바퀴만으로 될 수 없으며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대화노력과 분위기 조성을 강조하였다.

한편 34일 전인대(全人大)공식기자회견에서 장예쑤이(張業遂) 대변인은"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나타난 우호적이고 남북대화 분위기를 계기로 북한과 미국이 조속히 만나 북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이라는 3대 원칙하에 오직 정치와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특히 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이 발생한다면 어느 측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半島生戰生亂不符合任何一方的利益)면서 그동안 중국이 줄곧 제시한 북핵문제 해법인 쌍잠정(雙暫停:북한 핵/미사일 발사와 한미연합훈련 잠정중단)과 쌍궤병행(雙軌並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상 동시 병행)을 통한 대화와 협상을 다시금 촉구하였다. 현재 대다수 중국 전문가들은 기존 대북 제재와 압박 방식에서 벗어나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같이 말이 아닌 행동과 신뢰를 보여주는 것만이 북핵문제 해결의 첫 출발점이 될 수 있고 중국의 실질적인 협력과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중국은 대북제재와 압박에 적극 동참한 만큼 한미, 한미일 3국도 한반도 긴장완화와 북핵 문제 해결 차원에서 쌍잠정과 쌍궤병행에 적극 호응하며 추진해 나갈 것을 촉구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줄곧 북핵 문제의 근본원인이 북미간 적대적 대결관계에서 발단된 것으로 보고 있어 적대적 대북인식 전환,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불가능하다는 시각을 보여주었다. 최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한 푸잉(傅瑩) 전인대(全人大) 외사위원회 주임은 북핵 문제 해결 없이는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가 불가능하며 이는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면서 대북제재는 수단이지 목표가 되어서는 안되며 상대방의 안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제로섬(零和博弈)방식으로는 북핵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며 북한의 안보적 우려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공동안보(共同安全)식 해결방안을 제시하였다.

더욱이 지난 12월 한중정상회담에서 상호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4가지 원칙인 한반도에서 전쟁 절대 불용 한반도 비핵화 원칙 견지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 남북한 관계 개선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에 합의하였다. 이는 현재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핵동결을 입구로 하고 궁극적인 비핵화를 출구로 한다는 ‘2단계 북핵문제 해법구상과 중국의 쌍잠정’, ‘쌍궤병행정책기조 사이에 공통분모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특히 평화우선의 한반도 정책 기본 구상에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확보하였으며 한반도 전쟁 불가원칙에 합의한 것도 문재인 정부가 줄곧 강조한 한반도 평화안정과 전쟁 반대 원칙에 중국의 지속적인 지지와 역할 발휘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이번 남북합의문 발표에 대해 중국은 기존 대북 제제 및 압박 방식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 분위기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이번 남북 합의문 발표에도 불구하고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아 이러한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북미관계 개선도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한미중 3자 대화, 남북미중 4자 대화 혹은 6자 대화 등과 같은 다자간 협의체를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과 역할발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쌍잠정과 쌍괘병행 해결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접근도 필요하다. 향후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대원칙 하에 북핵 문제 해결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하고 우리가 남북, 북미, 북중관계 개선과 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보다 과감한 시도와 노력이 요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