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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노동당 지도부의 파워 엘리트 변동 평가: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16차 정치국 회의 결정을 중심으로 [세종논평 No.2020-18]
2020-08-21 조회수 : 2,269 정성장

최근 북한 노동당 지도부의 파워 엘리트 변동 평가: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16차 정치국 회의 결정을 중심으로 

 

[세종논평] No. 2020-18 (2020.08.21)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softpower@sejong.org 

 

북한은 지난 8월 13일 노동당 중앙위원회(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16차 정치국 회의를 개최해 수해 복구, 방역사업지휘체계 완비, 개성시를 비롯한 전연지역(군사분계선 일대 전방지역) 봉쇄 해제, 당중앙위원회 신설부서 설립 문제 등을 검토하고 중요한 인사 결정을 발표했다.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장마철 기간 강원도, 황해북도, 황해남도, 개성시를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농작물 피해면적은 3만 9,296정보이며, 살림집 1만 6,680여 세대와 공공건물 630여동이 파괴, 침수되고 많은 도로와 다리, 철도가 끊어지고 발전소 언제(댐)가 붕괴되는 등 북한은 수해로 인해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수해와 관련해 “그 어떤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며 국경을 더욱 철통같이 닫아 매고 방역사업을 엄격히 진행해야 한다”고 고립주의적인 자력갱생 원칙을 강조했다.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는 조직(인사) 문제도 중요하게 취급되어, 김덕훈(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과 리병철(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이 3인~5인으로 구성되는 당의 최고위 정책결정기구인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위원직에 선출되었다. 그리고 김덕훈이 신임 내각 총리직에 임명되면서 김재룡은 총리직에서 해임되어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부장 직책에 임명되는 자리 교체가 이루어졌다. 또한 지난 2월 당중앙위원회 농업부장직 등에서 해임되었던 박태덕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직에 보선되면서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부장 직책에 다시 임명되었다. 당중앙위원회 경공업부 부부장으로 알려진 박명순과 내각 부총리인 전광호도 이번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직에 보선되었고 각기 당중앙위원회 부장직에 임명되었다. 당중앙위원회 재정경리부 제1부부장인 김용수도 이번에 부장으로 승진해 리병철 군수공업부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인사가 경제 엘리트의 직책 변동 또는 승진과 관련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이루어진 인사 중 특히 주목할 부분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와 관련된 것이다. 

 

첫째, 김덕훈(59세) 신임 내각 총리는 전임자들인 박봉주(81세)와 김재룡(61세)과는 다르게 총리직에 임명되면서 동시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위원직에 선출되었다. 박봉주는 2013년에 총리직에 임명되고서도 3년이 지난 2016년에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김재룡은 2019년에 총리직에 선출된 후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에서 상무위원직에 선출되지 못하고 위원직을 유지하다가 총리직에서 해임되었다. 그러므로 김덕훈이 이번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직과 총리직에 동시에 임명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그를 그만큼 특별히 신임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재룡은 비록 최근에 내각 총리직을 맡기는 했지만 과거에 자강도 당위원회 책임비서 등을 역임한 정치 엘리트이다. 반면에 김덕훈은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 지배인과 자강도 인민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경제 엘리트라는 점에서 김덕훈이 김재룡보다는 내각 총리직에 더 적임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김덕훈 신임 내각 총리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직에 선출됨으로써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경제 엘리트는 박봉주(당중앙위원회와 국무위원회 부위원장)를 포함해 지금까지 가장 많은 2명으로까지 늘어나게 되었다. 지난 8월 13일의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이전까지만 해도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경제 엘리트는 1명이거나 아예 없었던 적이 대부분이었다. 2012년 4월에 개최된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구성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보면 5인의 상무위원 중 군부 엘리트가 2명이나 되었다. 그런데 지난 8월 13일에 구성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는 군부 엘리트가 1명인데 비해 경제 엘리트는 2명이나 된다. 이는 국제사회의 초강력 대북 제재와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폐쇄로 인한 교역의 감소 및 외화난 그리고 최근의 심각한 수해라는 3중고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 엘리트들에게 더욱 큰 힘을 실어주어 현재의 경제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두 명의 상무위원 중 박봉주는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현지지도를 실시했고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 분야를 중점적으로 관장하고, 김덕훈은 그 외 분야까지 포함해 경제 사업을 전반적으로 관장하는 역할 분담체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에도 김 위원장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자 당 지도부, 특히 당중앙위원회 정무국에서의 경제 엘리트들의 비중을 높이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대북 제재의 충격을 줄인 바 있다.

 

셋째,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장인 리병철이 전통적인 군부 실세들을 제치고 이번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직에 선출되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초기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직에는 군부에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총참모장이, 그리고 2012년 리영호 총참모장 해임 후에는 총정치국장이 주로 선출되었다. 따라서 북한군의 최고 실세로 간주되어 온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제치고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을 총괄하는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장이 정치국 상무위원직에 선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물론 리병철 군수공업부장이 지난 5월에 최고의 군사정책결정기관인 당중앙군사위원회에서 과거에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주로 맡아왔던 부위원장이라는 2인자 직책에 임명된 것도 매우 파격적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처럼 리병철을 핵심 요직들에 임명한 것은 국방 분야에서 핵과 미사일의 전략무기 개발 및 실전배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기 위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주도의 기존 군부 정책결정구조를 리병철 군수공업부장 주도의 정책결정구조로 전환했음을 시사한다. 

 

지난 7월에 미국의 군사력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내놓은 2020년 국가별 군사력 순위에서 한국은 6위를 차지했고, 북한은 25위를 차지했다. 핵무기를 제외한다면 북한은 이처럼 체제경쟁 관계에 있는 남한에 대해 매우 심각한 군사력 열세에 놓여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경제와 전략무기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계속 좇는 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처럼 경제와 군수공업 분야 엘리트들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소위 ‘자력부흥·자력번영’을 추구하며 ‘자위적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만약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원한다면 중국과 전략적으로 협력해 더욱 과감한 대북 협상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핵을 가진 북한’의 위협을 어떻게 관리하고 북한과 평화공존을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 제시해야 할 것이다.

 

 

 

※ 『세종논평에 개진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